明나라 문인 王世貞은 18세기 조선 문단에서 별로 환영 받지 못했으며, 그의 문학사상 역시 추종(推從)하는 이가 드물었다. 이러한 문단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왕세정의 문학사상을 준거로 삼았던, 18세기 중반에 활약한 李彦의 문학실천은 독특하다. 과연 이언진은 왕세정의 문학사상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했으며, 또한 그것을 토대로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어떻게 구축해 놓았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왕세정의 문학사상과 만년의 변화, 이언진의 문학취향과 왕세정, 이언진 한시의 특징 등을 고찰했다. 결과적으로 이언진은 왕세정의 문학사상이 만년에 와서 자아교정을 거쳐 자아완성으로 나아갔던 점을 이어받았으며, 그것을 한시 창작으로 실천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고찰은 이언진의 독특한 문학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작업으로, 18세기 조선 문단에 존재했던 다양한 흐름을 보다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