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관동팔경도」의 시각문화적 의미 - 기억·기념·재현의 관점에서 -
The Visual Cultural Significance of the <Gwandong Palgyeongdo> in the Joseon Dynasty : From the Perspectives of Memory, Commemoration, and Representation
This study reinterprets the Gwandong Palgyeongdo of the Joseon Dynasty not merely as true-view landscape paintings, but as visual media that documented, commemorated, and transmitted place memory. It argues that the Eight Scenic Views of Gwandong were not naturally fixed landscapes, but culturally constructed places formed through poetry, travel writing, and repeated pictorial representation. The study examines how artists selected and organized scenic sites such as Chongseokjeong, Samilpo, Cheongganjeong, Naksansa, Gyeongpodae, Jukseoru, Mangyangjeong, and Wolsongjeong through distinctive viewpoints and compositional strategies. In particular, Jeong Seon’s paintings distilled the essential features of each site and established a symbolic visual vocabulary that later painters inherited and transformed. The paper further explores the reception of Gwandong Palgyeongdo in albums and folding screens, showing that these works functioned as media of wayu(臥遊)—armchair travel—through which royal, literati, and wider audiences could remember and appreciate the famous landscapes of Gwandong. Finally, by applying the framework of cultural memory, this study argues that Gwandong Palgyeongdo should be understood as a cultural medium through which place memory was constructed, commemorated, and 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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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조선시대 관동팔경도를 단순한 실경산수화나 명승도가 아니라 기록회화, 장소기억, 기념 실천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한 연구이다. 기존 연구가 진경산수화의 양식적 특징이나 금강산도와의 관계에 집중한 것과 달리, 본고는 관동팔경도가 특정 장소를 선택·조직하여 사회적 기억을 형성하고 공유하는 시각적 매체였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먼저 관동팔경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명승의 목록이 아니라, 시문과 유람, 회화 제작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문화적으로 구성된 장소 체계임을 밝혔다. 총석정, 삼일포, 청간정, 낙산사, 경포대, 죽서루, 망양정, 월송정 등은 오랜 문학 전통과 유람 문화 속에서 조선 문인 사회가 공유하는 대표적 명승으로 정착하였으며, 이러한 장소 인식이 관동팔경도의 성립 배경이 되었다. 이어 관동팔경도의 시각적 특징을 분석하였다. 작품들은 각 명승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시점과 화면 구성을 채택하였으며, 누정·해안·산수의 표현을 통해 각 장소를 상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각적 기호를 형성하였다. 특히 정선의 관동 명승도는 실제 풍경을 단순히 재현한 것이 아니라 핵심 경관을 압축하여 장소의 상징성을 강화함으로써 관동 명승 이미지의 표준화를 이끌었다고 보았다. 이후 허필, 박사해 등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사의적 표현을 가미하여 새로운 관동팔경도의 양식을 전개하였다. 또한 관동팔경도의 수용과 재생산 과정을 통해 이 그림이 다양한 계층에서 어떻게 소비되었는지를 고찰하였다. 화첩과 병풍은 실제 유람을 대신하는 와유(臥遊)의 매체로 기능하였으며, 왕실과 사대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관동의 명승을 기억하고 감상하는 시각적 장치로 활용되었다. 특히 김하종의 《해산도첩》사례를 통해 동일한 관동 명승이라 하더라도 주문자와 유람 경험, 제작 목적에 따라 장소의 재현 방식이 달라졌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은 기억·기념·재현이라는 문화기억 이론을 적용하여 관동팔경도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였다. 관동팔경도는 실제 자연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풍경화가 아니라, 특정 장소를 선택·배열하여 공동체의 문화적 기억을 조직하고, 유람 경험과 문학적 전통을 기념하며, 관동이라는 공간의 문화적·정치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는 시각적 실천이었다. 따라서 관동팔경도는 조선 후기 실경산수화의 한 유형을 넘어, 장소기억을 구축하고 공유하는 문화적 매체로 이해할 수 있음을 본 논문은 제시하였다.
목차
<논문요약> Ⅰ. 서론 Ⅱ. 관동팔경의 형성과 관동 지역의 문화적 의미 Ⅲ. 관동팔경도의 시각적 특징과 장소기억의 정형화 Ⅳ. 관동팔경도의 수용과 재생산 Ⅴ. 기억·기념·재현의 관점에서 본 관동팔경도 Ⅵ. 결론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