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고, 죽게 하고, 생명을 만드는 국가 ― 이노우에 히사시 『吉里吉里人』의 SF 상상력과 생명정치 ─
The State That “Makes Live”, “Lets Die”, and “Creates Life”: SF Imagination and the Biopolitics in Inoue Hisashi’s Kirikiri-jin 살리고, 죽게 하고, 생명을 만드는 국가 ― 이노우에 히사시 『길리길리인』의 SF 상상력과 생명정치 ─
Focusing on how practices intended to protect life can become forms of intervention and violence, we examine the SF imagination of Hisashi Inoue’s Kirikiri-jin from the perspective of biopolitics. The novel presents Kirikiri as an alternative community, after declaring independence from Japan, which establishes its own political, economic, linguistic, and medical systems. Kirikiri’s “nation founded on medicine” protects marginalized lives, but subjects their bodies to medical and political control. Although human experimentation, cryonic suspension, organ transplantation, and interspecies fusion reflect contemporary developments in the life sciences, life is imagined as something that can be manipulated and reconstructed. The “New Androgynous Human” created through the fusion of Furuhashi and Virgo represents both the preservation of life and the state as an agency in the production of a new form of life. The novel thus merges the powers to “let die,” “makes live,” and “creates life.” By revealing the overlap of care and governance, protection and intervention within an alternative community, Kirikiri-jin functions as a utopian thought experiment that reveals the multiple layers of biopolitical power that operate in reality. It also critically explores the possibility of different forms of community.
한국어
본고는 이노우에 히사시(井上ひさし)의 『吉里吉里人』(1981)에 나타난 SF적 상상력을 생명정치의 관점에서 고찰하며, 대안적 공동체의 생명 보호 원리가 신체에 대한 개입과 생명 재구성의 권력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설은 일본국으로부터 독립한 키리키리국이 독자적인 언어와 경제, 정치 및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통해 대안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키리키리국은 일본의 의료체계에서 배제되어 온 이들의 생명을 구제하고자 하는 ‘의학입국’을 공동체의 주요 기반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의학입국’은 보호할 생명을 선별하고 신체와 생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통치의 장치이기도 하다. 특히, 후루하시와 베르고의 결합으로 탄생한 ‘남녀합체신인간’은 생명 구제를 목적으로 국가가 새로운 신체와 생명을 생산한 생명정치의 산물이다. 이와 함께 소설에 등장하는 각종 생체실험, 냉동수면, 동・식물의 결합 등의 상상력은 1970년대 생명과학과 의료기술의 발전, 그리고 생명을 위계화하는 우생학적 생명관을 배경으로 하여, 생명이 분해・조작・재구성될 수 있다는 동시대적 인식을 반영한다. 『吉里吉里人』은 이러한 동시대적 조건을 생명기술과 신체 변형의 SF적 설정으로 구현한 소설이다. 소설에는 생명을 보호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일본국의 ‘죽게 하는’ 권력, 배제된 생명을 구제하고 돌보려는 키리키리국의 ‘살리는’ 권력, 나아가 생명의 형태 자체를 재구성하는 ‘만드는’ 권력이 서로 맞물려 제시된다. 본고는 이러한 생명정치적 권력의 교차에 주목함으로써, 『吉里吉里人』이 다른 관계와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하면서도 대안적 공동체 내부에서 작동하는 생명정치의 폭력을 드러내는 작품임을 밝힌다.
목차
<요지> 1. 들어가며 2. 다른 국가의 발명 – 키리키리국의 유토피아적 상상력 2.1. 주변에서 국가를 다시 상상하기 2.2. 유토피아와 우생 사상 3. ‘살리기’에서 ‘만들기’로 – 『吉里吉里人』의 생명과학적 상상력 3.1. 보호에서 개입으로 – 1970년대 생명정치의 전환 3.2. ‘창조주’의 과학 – 신체의 분해와 종의 재조립 4. ‘남녀합체신인간’의 탄생 4.1. ‘언제 죽어도 상관없는’ 생명과 ‘살려내야 하는’ 생명 4.2. ‘앙코마우스’ 후루하시 겐지 5. 맺음말 참고문헌(Reference)
본 한국일본학회는 일본관련 학회로는 1973년에 한국 최초로 성립되어 2015년 3월 현재 가입회원수 기준 1000여명에 달하는 방대한 학회로 발전하였다. 본 학회는 일본어학 및 일본학은 물론,일본의교육,사상,역사,민속 등 일본학 전반에 걸친 연구와 한일간의 일본학 전반에 걸친 비교 연구를 대상으로 하는 학회로서 회원들의 연구기회 제공과 정보의 교류를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 분회 발표를 포함하여 매년 20회 가까운 학술발표회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함으로서 발표 기회의 제공과 함께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의 장으로도 활용하며 건전한 학회발전을 지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