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주자어류의 첫 구절을 비트겐슈타인의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리(理)가 있다’는 주희의 진술을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에 비추어 어떻게 해석할 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에 따르면 ‘리가 있다’는 형이상학적 진술은 명제적 진술의 한계를 넘어선 헛소리의 영역에 속한다. 이와 달리 철학적 탐구에서는 언어놀이언어의 다양한 사용일상 언어의 중심성 등을 역설하면서 형이상학적 진술들 일반이 어떤 문법적 착각에 근거한 혼동 속에 놓여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혼동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언어의 다양한 사용 방식을 일상 언어의 사용 방식과 대조하며 이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입장을 주자어류에 적용하면 ‘리가 있다’와 같은 종류의 성리학적 진술들은 일상성의 영역에서 일상 언어와의 대조에 의해 그 의미가 파악되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해석 방법론을 도출할 수 있다. 결국 이 글은 주자어류의 첫 구절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적인 해석을 통해 성리학의 형이상학적 진술들에 대한 일상성과 일상 언어에 근거한 해석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