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풍우란 문화철학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서문화관을 중심으로 고찰할 것이다. 풍우란은 1920년대부터 1990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많은 철학서를 출판하고 문장을 발표하였으며, 독특한 “신이학(新理學)”체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그가 일생동안 철학사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단지 철학사를 탐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자신이 부딪히고 있었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풍우란이 부딪히고 있었던 시대는 중서문화 문제를 둘러싼 지식인들의 갈등이 극에 달하던 시대였으며, 중서문화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 인해 중서문화 논쟁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풍우란은 이와 같은 시기를 살았던 철학자로써 그가 일생동안 학술활동을 통해 토론하고자 했던 문제는 바로 “철학사가 중심이 되는 중서문화의 문제”였으며, 그의 일생 사명은 철학적 논증을 통해 중서문화의 대립과 충돌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중국문화의 합리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그가 현대 철학사에서 심오하고 웅장한 철학적 성과물을 내놓았지만 그 근저에는 중서문화 문제라는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철학적 사고과정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서문화관은 풍우란 문화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풍우란 문화철학 사상을 이해하는데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견해에 의거해서 이 글에서는 풍우란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했던 중서문화문제를 중심으로 첫째, 중서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이 어떻게 변화하였고, 둘째, 이러한 변화 속에서 그는 중서문화의 대립과 충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였으며, 셋째, 그가 제시하고 있는 중국문화의 새로운 발전방향은 어떤 것인가를 고찰하고, 마지막으로 그의 문화관이 가지는 한계 및 의의를 고찰할 것이다. 이러한 방면에 대한 고찰은 직접적으로는 풍우란 문화철학사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중국 근현대 지식인들의 문화의식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