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이(李珥)의 이기론을 형성했던 고유한 사고 양식이 포함하는 기묘함의 내용과 성격이 무엇인지를 논증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리는 무위’라는 진술과 ‘리는 주재’라는 진술을 둘러싼 혼란스러운 해석들은 리에 대한 명제적 진술과 은유적 진술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둘째, 이를 통해 이이의 이기론은 명제적 진술로서의 ‘무위’와 은유적 진술로서의 ‘주재’라는 주장을 양립시키려는 이중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철학적 사유의 필요성으로부터 출발했고, 이러한 사유는 필연적으로 은유적일 수밖에 없는 이론적 구조를 파생시키게 되었음을 드러내려고 한다. 셋째, 이 과정에서 나타난 이이의 은유적 사유가 갖는 특징은 서로 이질적인 두 가지 개념 영역을 선택해서, 그것을 해체, 부분적 선택, 그리고 재구조화하는 독특한 사유의 양식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자 한다. 넷째, 이상의 논의를 근거로 할 때 이이의 이통기국은 ‘이일분수’라는 이론적 해석과 ‘기일분수’라는 이론적 해석을 동시에 가능하게 만드는 이중성을 갖고 있음을 밝힐 것이다. 이이 이기론이 한편으로는 명료하면서도 모호하고, 진부하면서도 독창적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은유적 사유가 갖는 기묘함으로부터 연유한다. 결국 이이 이기론은 이기지묘(理氣之妙)라는 낱말 때문이 아니라, 이기론적 구도를 형성하고 조직하는 바로 그 사유 양식 자체 속에 기묘함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