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정이의 역학이론을 왕부지 입장에서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킨 논리와 그 근거를 살피는데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도(道) 개념의 차이다. 정이의 도(道)는 형이상학적 원리이며 사물의 존재근거이기 때문에 불변의 법칙이지만, 왕부지의 도(道)는 형이하학적인 현실세계 속에 내재해있는 것으로 시대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둘째, 변화(變化)의 이론이다. 음양(陰陽)의 동정(動靜)을 논의할 때, 정이는 고요함을 일시적인 정지로 보지만 왕부지는 고요함을 움직임이 미미한 기미(幾微)와 같다고 본다. 셋째, 체용(體用)의 논리이다. 왕부지는 도(道)와 변화(變化)를 설명하는 논리인 체용론(體用論)에 대해 정이의 체용일원(體用一源)을 수용하면서, 본체를 기(器)로 보고 작용을 도(道)로 보는 기체도용(器體道用)을 주장한다. 넷째,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원칙이다. 이것은 정이가 「서괘전(序卦傳)」을 해석하는 방식으로 필연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왕부지는 변화를 설명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 필연적인 법칙성을 가질 수 없다고 본다. 다섯째, 수시취의(隨時取義)의 이론이다. 이것은 정이가 『역』의 괘효사를 해석하는 측면에서 말한 것이지만, 왕부지는 불가위전요(不可爲典要)를 주장하여 천지의 변화나 인사의 측면에까지 확장시켜 일정한 법칙이 될 수 없고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없다고 본다. 여섯째, 점역(占易)과 학역(學易)의 문제이다. 정이는 『역』을 의리적으로 해석하여 학역(學易)의 측면에서 『역』을 깊이 음미하고 연구하여 그 참뜻을 파악해야 한다고 보지만, 왕부지는 ‘점역(占易)과 학역(學易)이 하나의 이치’라는 논리를 주장하면서 학역(學易)의 입장을 더욱 강조한다. 이상에서 볼 때, 왕부지는 정이의 역학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학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관철시켰다. 즉 그는 정이의 의리역학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역철학적 기반인 도(道) 개념의 차이를 통해서 자신의 역학체계를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