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불교계에서 인간의 존재론적 본질 문제에 대한 본격적이고 집중적인 탐구의 대표적 사례로는 한말위진기와 남북조기, 그리고 당대후기에 전개된 논변이 유명하다. 이 글의 중심주제는 인간의 존재론적 본질로서 정신의 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된 이 세 시기의 논변에 초점을 맞추어 비교론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것이다. 작업과정에서는 각 논변에 보이는 불교 내・외적 정합성과 설득력에 주목하면서 이들 인간이해의 특징과 한계를 고찰함으로써 불교 인간론의 중국적 전개과정을 확인하였다. 인도 전래의 인간관에 대한 당시 중국지식인 사회의 반응은 호의적 관심과 부정적 비판으로 크게 양분되며, 이 두 길은 끝내 만나지 못하고 평행선을 긋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난제는 윤회의 주체 문제였으며, 무아론에 토대한 인간관과 윤회설 앞에서 중국인의 불교 수용은 난관에 봉착한다. 정신을 육체와 독립적인 것으로 분리함과 동시에, 다시 정신을 본체와 작용의 두 영역으로 나누어 본체 영역의 불변상속성을 주장하거나, 정신 내지 영혼의 본질로서 지(知)에 주목하여, 그 궁극의 양태로서 열반・법신・불성을 상정함으로써 정신의 불멸성을 확보하여 윤회응보 교설의 진리성을 논증하는 방식, 이것이 중국 불교도들이 찾아낸 해법이었다. 불교 수행론의 진리성 역시 여기에서 확인되며, 중국 전통사상에 대한 불교의 차별성과 우월성도 이 지점에서 확인한다. 다만 이러한 이해는 회의적 시각에서 불교에 제기된 비판에 대한 답변으로도 불충분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불교교리 내적으로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었다. 회의론자들의 요구는 육체에 대응하는 정신・영혼의 불멸성 증명이었으며, 열반・법신・불성으로서의 정신 내지 그것의 불멸성 증명이 아니었다. 중국 불교도들의 이해는 무아설 내지 무아윤회설의 후퇴라는 내부적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려웠다. 불교에서 열반・법신・불성의 관념은 무아론의 토대 위에 있는 것으로 이를 곧바로 불멸의 정신과 결부시키는 것은 쉽지 않으며, 여기에는 불교가 극복하고자 했던 정신의 실체화 내지 본질주의로의 회귀라는 혐의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한계 자체는 중국심성론 전개에 대해 불교심식설이 갖는 의의 문제와는 무관한 것으로 불교심식설이 끼친 영향력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유아론적 인간관 내지 윤회설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철학적・종교적 기능이 예상되는 것이다. 불교의 초기 전래와 해석 단계에서 일종의 비의도적 과실의 결과로 형성된 인간관과 윤회설은 교리적 차원에서의 무아론과는 별개로 중국에서 일반화된다. 이러한 사정은 종밀에게서 일종의 의도적 과실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이념적 차원과 현실적 차원의 이중성은 다시 확인된다. 중국불교도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과 고뇌가 확인되는 지점이다.
요약문 1. 들어가는 말 2. 중국에서 인간의 본질과 정신에 대한 관심 3. 불교 수용 초기 중국에서 인간과 정신 1) 모융과 혜원의 인간론 2) 하승천의 불교비판과 종병의 반론 4. 남북조기 신불멸론에서 인간과 정신 1) 범진의 불교 비판 2) 소침의 반론과 인간론 3) 심약의 반론과 인간론 5. 당대 후기 중국불교에서 인간과 정신 1) 유ㆍ도ㆍ불 삼교의 인간론과 종밀의 평가 2) 종밀의 인간론 6. 맺는 말 참고문헌 日文抄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