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주역』에 등장하는 회(悔)의 쓰임을 체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유학적 사유구조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살피는 데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잘못을 범하는 존재이다. 잘못 자체는 나쁜 것이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발전의 전제조건이 된다. 이겨내는 것은 바로 잘못을 고치기 위한 뉘우침으로부터 시작한다, 『주역』이란 바로 잘못을 뉘우치기 위한 책이다. 『주역』의 괘효사에서 회(悔)는 주로 양의 자리에 음효가 있거나, 음의 자리에 양효가 있어서 자리를 잃었을 때 사용되는 개념이다. 회(悔)자는 34번 나오는데, 혁괘(革卦)의 괘사에 1번 등장하고 나머지 33번은 모두 효사에서 보인다. 회의 쓰임은 『경』에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유회(有悔: 4번), 무회(无悔: 7번), 회망(悔亡: 19번), 회(悔: 4번)로 사용되었다. 뉘우침의 구조는 잘못⇒유회⇒회망⇒무회로 변해가는 논리이며, 그 가운데 회망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전」에서는 회가 7번 나오는데 모두 린(吝)과 함께 쌍 개념으로 쓰인다. 『주역』의 뉘우침은 변화(變化)의 원리 속에서 도덕적 반성과 책임을 담보로 하는 유가의 근본원리로 수신(修己)하고 수기(克己)하는 과정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것은 바름과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자기내면의 발전이다. 이러한 자기내면의 발전은 타자에게 향하는 도덕적 기반이 되며, 상호 소통하는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