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평론「유리창(硝子窓)」의 집필 당시는 그의 문학관에 있어서 가장 큰 굴곡이 보이는 시기이다. 또한 가집(歌集)「한줌의 모래(一握の砂)」를 비롯한 같은 시기의 문학 활동 중에서는 `유리창(窓硝子)`을 모티브로 한 단가(短歌)가 집중되어 창작되고 있다. 따라서, 다쿠보쿠의 문학의 전환점에 놓여진 평론의 제목이 `유리창`으로 설정된 이유와, 단가에 나타난 `유리창`의 의미에 대해서 고찰하는 것이 당시의 다쿠보쿠를 이해하는 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단가에 나타난 `유리창`이 혼탁하고 불명확한 상태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쿠보쿠가 `어두운 구멍(暗き穴の中)`과 같은 현실 속에서 외계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인 유리창를 오히려 외계로부터 자신을 가로막고 고립시키는 경계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유리창`은 불행한 현실(실생활)과 자신의 희망(문학)사이의 경계이며, 그러한 현실 속에서 고민하는 다쿠보쿠의 혼란된 내면(현재)과 그것과는 대치되는 세계(과거)인 외계와의 경계를 의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잔뜩 흐려진 유리창(曇りたる窓硝子)`이라는 것은 다쿠보쿠의 내면의 비유라고도 할 수 있는데, 유리창의 안 쪽에 있는 다쿠보쿠의 내면은 넘기 힘든 경계를 앞에 두고 외계를 갈망하는 데서 기인되는 필연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유리창을 통해서 어렴풋하게 보이는 외계의 풍경은 진정한 문학의 추구라는 희망을 포기하고자 하는 다꾸보쿠를 쉴새 없이 자극하여 현실에 안주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리창`을 응시하는 것에 의해 다쿠보쿠는 자신의 모순된 내면을 직시하고 현실을 타파해 나가고자 했다고 생각된다. 그 노력은 보다 명확하게 자신과 자신이 처한 현실을 투영해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투명한 통로에 대한 갈망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유리창`이 의미하는 것은 `거울(鏡)`을 거쳐 `수정구슬(水晶の玉)`로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미래에의 모색을 통하여 다쿠보쿠는 적극적인 현실의 수용과 함께 자신의 희망인 문학을 지켜나갈 방편으로써 `실생활 속에서의 문학의 상대화(實生活の中での文學の相對化)`라는 문학관에 있어서의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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