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학계에서는 제국일본의 문화권력이 식민지공간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었는지를 해명하는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경성제국대학 연구도 이런 문화권력에 관한 고찰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본 논문은 식민지배와 지식/권력의 상관관계를 보다 세계사적인 시각에서 분석하기 위해 식민대학의 탄생에 관한 비교사회학적 고찰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먼저 식민대학의 개념을 추적하는 한편, 19세기 이후 아시아 식민지에 설립되었던 식민지대학 중 인도의 영국형 식민대학과 인도차이나의 프랑스형 식민대학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들 식민대학은 식민모국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된 ‘근대대학으로의 발전’을 반영하면서도, 식민지통치를 위한 수단으로 근대대학을 활용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비서구국가 중에서도 유일하게 제국으로 성장했던 일본의 식민대학에서도 마찬가지로 확인된다. 그런데 이 일본형 식민대학은 몇 가지 점에서 서구열강의 식민대학과 차별화된다. 첫째, 서구열강의 식민대학이 명백히 식민모국의 대학에 비해 열등한 위상에 놓여 있는데 반해, 일본형 식민대학은 식민모국의 최고대학을 모델로 삼고 있으며, 위상과 특권에서도 동일했다. 둘째, 서구열강의 식민대학이 철저하게 현지엘리트 자제들의 고등교육에 집중했던 반면, 일본형 식민대학은 식민지에 대한 학술적 지식의 창출에도 주력했다. 이러한 차별성은 일본식민주의의 특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