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의 제국일본 연구는 식민본국과 식민지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고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문화권력의 쌍방향적 역학관계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한국 학계에서의 작업 또한 아직 문제제기 수준을 벗어나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근대 일본의 문화권력과 학지에 대한 향후의 연구는 동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진행되는 학제적 공동 연구가 되어야 하며, 식민정책학, 동양학, 민속학 등 제도화된 학지뿐 아니라 사회운동, 문예운동의 영역까지 포괄하여 문화권력의 생성 및 전개 과정을 역동적으로 고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글은 그러한 공동 연구의 기초 작업으로서 학지 개념을 통한 근대 일본의 문화권력을 분석하기 위한 몇 가지 핵심적 주제들을 설정하고 각각의 최근 연구동향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권력지향적・체제구축적 학지로서 식민정책학과 번역의 문제, 반권력적 운동으로서 마르크스주의의 민족혁명/문화론과 아나키즘의 문제를 다루며, 이 양자에 중첩되는 학지의 동향으로서 관학/민간학의 문제를 다룰 것이다. 이를 통해 종래의 정치사, 경제사 중심의 단편적 시각을 극복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공하여, 제국일본의 문화권력에 대한 동태적 양상을 총체적으로 밝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