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아쿠타가와의 작가로서의 출발이 번역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습작「청년과 죽음과(青年と死と)」를 비롯한 초기작품의 여성상의 특징을 비슷한 시기에 번역된 「바타자르」와 「클라리몬드」의 여성상과 비교하여 검토하였다. 초기 작품의 여성의 이미지는 모두 남성의 죄악, 불행의 근원인 악을 표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그와 같은 공통의 여성상이 초기작품부터 나타난다는 사실은 작가의 실생활과 작품의 여성상이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선행연구에서 종종 작품의 아쿠타가와의 여성인식의 배경으로 지적되는 실생활에서의 요시다 야요이(吉田弥生)와의 연애의 파국은 그들 작품을 집필한 이후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초기 작품에서 보이는 여성상의 공통점은 번역작품의 여성상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현실생활에서의 연애의 실패가 여성을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번역을 통한 독서체험이 그들 작품의 주인공과 거의 같은 연령대(22세)였던 청년작가 아쿠타가와로 하여금 요시다 야요이와의 연애 실패라는 사건을 매개로 여성의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을 의식하게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석을 하면, ‘내가 인생을 안 것은 사람과 접한 결과가 아니다. 책과 접한 결과다’라든가, ‘그는 인생을 알기 위해서 거리의 행인을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행인을 바라보기 위해 책속의 인생을 알려고 했다’라는 인생태도로 일관했던 아쿠타가와의 여성상의 특이성이 부각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