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에 대한 간재의 비평을 통하여 간재와 양명이 서로 다른 의리 형태임 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두 사람의 서로 다름은 정주와 육왕의 다름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의리 형태이기 때문에 양명에 대한 간재 의 비평은 엄격한 옳고 그름을 논하기 어렵다. 그러나 양명에 대한 간재의 비 평을 통하여 우리는 간재가 강조한 ‘性師心弟’ㆍ‘性尊心卑’의 사상의 요지가 심과 성이 서로 다른 두 존재임을 극력 주장하고자 함에 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칸트가 말한 ‘자유와 법칙은 서로 포함관계에 있 다’는 것을 인용하여 주자와 양명 두 계통의 학설이 성덕의 가르침에서 모두 유효한 공부로 성립될 수 있음을 해설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필자의 주장은 당연히 주자와 간재가 심과 리의 관계에 대하여 ‘심은 본래 리를 갖추고 있다’ 와 ‘심은 리에 대하여 본래부터 지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를 긍정하고 있다는 것을 예설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자와 간재의 이론계통은 결코 義外論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치 지격물은 리에 대한 심의 본래 지식을 근거 로 삼은 것이다. 심이 격물치지를 통하여 리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할 때 심은 반드시 천리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생겨나기 때문에 실천의 동력을 스스로 제공할 수 있다. 만일 필자의 이러한 예설이 통할 수 있다면, 주자학과 양명학은 성덕의 가르침에서 유효한 두 종류의 工夫論으로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서로 간에 高下와 偏正을 논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