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자연생명론적인 시각에서 주자의 인 개념이 지닌 함의를 분석하고 그것이 인간 덕성이라는 측면에서의 인과 어떤 의미에서 일치될 수 있는지 논증하고 평가함을 목적으로 한다. 주자는 천지가 생명을 산출한다는 점에서 그것을 내적인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여 인이라 규정한다. 천지를 인으로 규정하면 천지도 인간처럼 마음이 존재하느냐는 물음이 생기는데 그는 이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취하지만 천지의 생명 산출이 인의 가치를 지닌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한다. 그는 정명도의 ‘생의’ 개념을 운용하면서 개별생명이 지닌 ‘생의’의 실현은 천지의 만물을 살리는 이치와 기운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여겼으며, 그런 의미에서 천지의 ‘물을 낳음’은 ‘살림’이라는 심층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으로 규정할 수 있었다. 나아가 주자는 이렇게 정립된 자연의 인 개념이 인간 내면의 그것과 일치함을 주장하는데 그 논증은 주로 천지의 원·형·리·정이라는 기준에 인간의 인·예·의·지를 맞추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형’에 인의 외적 표현인 ‘예’를 맞추고 생명을 거두어들이는 ‘리’에 차가운 이성에 의한 판단인 ‘의’를 맞추며, 종자의 형태로 생명을 간직하는 ‘정’에 수많은 이치를 지식으로 간직하는 ‘지’를 맞추는 식이다. 엄밀히 말해 이들 개념은 이미지의 유사성만 갖고 있을 뿐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이에 비해 ‘원’과 ‘인’의 일치에 대한 논증은 성공적이다. 천지의 ‘생’처럼 인간의 ‘인’도 타자를 측은히 여겨 ‘살림’이 핵심이기 때문이고, 또한 생명의 산출·성장·성숙·재생을 위한 준비의 전 과정에 걸쳐 생명산출과 살림이 지속되는 것처럼, 사양·수오·시비의 정감 중 어느 것이든 측은의 정감이 그 전제 혹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요컨대 주자는 생명 개념을 매개로 ‘원’과 ‘인’을 사유했기 때문에 양자의 일치를 훌륭히 논증했으나 의·예·지의 경우에는 이미지의 유사성에만 착안했기 때문에 형·리·정과의 연결이 부자연스럽다 하겠다.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CONFUCIANISM RESEATCH INSTITUTE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설립연도
1993
분야
인문학>유교학
소개
유학연구소는 유학의 연구를 통해
(1) 先儒들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한다.
(2)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킨다.
(3) 국내·외의 유학을 비교 연구하여 한국 유학을 심화시킨다.
(4) 학술문화 창달에 이바지한다.
(5) 유학사상을 바탕으로 한 21세기를 준비하는 인적자원을 배출한다.
간행물
간행물명
유학연구 [STUDIES IN CONFUCIANISM (The Journal of Confucianism Research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