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시의 서전(西傳, 중국으로의 전파)은 필자가 최근 연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과제이다. 지금까 지 중국과 일본의 한시의 교류에 대한 연구는 예외 없이 일본 한시에 대한 중국 고전시가의 압도적인 영 향에만 주목하고 있을 뿐, 일본의 한시가 중국에 전해져서 적게 혹은 많게 반향(反響)을 일으켰던 것에 대 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었다. 이러한 원인은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 한시의 ‘역수입(逆輸入)’은 중일(中日) 한시 교류에 있어서 적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중국의 시단(詩壇)에 특기할만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혹 언급하는 연구자가 있다 하더라도, 사적인 전개와 문화적인 측면에 대해 깊이 있 는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재미있는 화젯거리 정도로 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연구과제가 오랫동 안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여러 사서와 전적을 보면 견당사를 파견했던 때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한시의 서전(西傳 ) 궤적을 추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역사 사실의 확인은 중일문화 교류사 연구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의의가 있다. 우선, 고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한자문화는 특수한 유대로 문화가 서로 다른 여러 나라들을 긴밀히 연결시켰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둘째, 문화교류에는 주체와 종속, 강함과 약함, 높음과 낮음이 존 재하지만, 교류는 일방적이지 않으며 상호 작용의 산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셋째, 중국에 전해진 일본 의 한시는 ‘시서지국(詩書之國)’의 사자(使者)로서 일본에 대한 고대 중국인의 인상을 긍정적이게 했다. 그래서 필자는 어쩌면 ‘비주류’로 보이는 이 연구과제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본고에서는 송대 양억(楊億)의 『양문공담원(楊文公談苑)』에 수록된 일본 한시에 대해 논의함으로서 이 러한 문화적 현상의 한 측면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