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의 ‘일획’론은 매우 광범위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회화의 근본 법칙인 동시에, 작가의 창작 정신이고, 만상과 만물을 포괄하는 일심이며, 더 나아가 우주와 만상을 하나로 관통하는 원리이다. 석도는 일획론을 통하여 무한한 창조적 가능태로서의 혼돈을 중요시하는 동시에, 세계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면서 개별성을 중요시하였다. 석도의 독창적인 개념인 ‘일획’론에서 ‘일’은 혼연일체의 혼돈의 상태를 나타내며, ‘획’은 만상과 만법을 창조하는 生生不已의 과정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혼돈의 상태를 나타내는 일은 일체의 형상이 없다는 점에서 無法이며, 태아처럼 그 안에서 무한한 생명이 길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蒙養이며, 이것을 회화예술의 소재에 비유한다면 검은 상태로 있지만 무한한 형상을 표현할 수 있는 墨에 해당한다. 획은 만상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有法이며, 마치 태아가 밖으로 나와 생명의 활동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生活이며, 이것을 회화예술의 소재에 비유한다면 만상을 직접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도구인 筆에 해당한다. 즉 석도의 예술론은 一과 劃, 無法과 有法, 蒙養과 生活, 墨과 筆이라는 이원적 구분을 하는데, 이처럼 그의 사상 전반에 걸쳐 체용의 관점이 흐르고 있다. 무엇보다 석도의 체는 虛體로서, 무규정적인 혼돈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용은 허체에 의거해 무한한 만상을 이룬 것이다. 체와 용은 일자와 다자의 관계라는 점에서 상반된 속성을 갖지만, 체를 떠나 용이 있을 수 없고, 용을 떠나 체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