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간 소통의 가능성과 조건에 대한 한 연구 ― 두셀과 테일러의 근대성 이해 및 윤리적 기획의 비교를 통해
A Study on the Possibilities and Conditions of Communication between Cultures ― Through the comparison of E. Dussel and C. Taylor in terms of their understanding of modernity and their ethical projects
This thesis examines the possibilities and conditions of communication between cultures, in particular, between non western culture and western one. To do this work, we compare the thought of E. Dussel(Philosophy of Liberation) with that of C. Taylor in terms of their understanding of modernity and their ethical projects. To establish the foundation for communication, or mutual understanding between non western culture and western one, Dussel deconstructs the standard understanding of modernity, which implies the disclosure of the underside of modernity. According to Dussel, modernity includes both a rational concept of emancipation and an irrational myth, that is, a justification for genocidal violence. We have to affirm and subsume the former, while criticize and deconstruct the latter. Standard understanding of modernity says that modernity is exclusively the western phenomenon. This idea results in thinking of modernization as a single process, which the non West has to follow. In this, Eurocentrism(or, Westcentrism) and the fallacy of developmentalism are included. Those distorted understandings make the West have a wrong epistemology on the non West and prohibit the West from self-understanding, which are obstacles to mutual understanding between the non West and the West. Concerning ethical project, Dussel and Taylor have not only something in common, but also differences. They are in agreement in that they judge formal ethics(ex. by Kant, Habermas etc.) negatively. But Dussel criticize Taylor because of 'principium oppressionis' included in Taylor's ethics of the good. According to Dussel, "the telos or good of a culture, of a Totality, cannot be the last foundation of the morality of our acts." Both Dussel and Taylor reexamine (the concept of) modernity at their own place. Dussel, as a philosopher from periphery, points out the dark side of modernity, while philosophers from center speak well of modernity. In stead of upholding an idea of a single modernity, Taylor advocates 'multiple modernities' and imagines provincialized Europe as a desirable state of future Europe. Though Taylor has limits in thinking and rethinking modernity, we judge, he can communicate with Dussel with respect to the reestablishment of (the concept of) modernity. Through comparing two philosophers in terms of their understanding of modernity and their ethical projects, we can speak of the possibilities and conditions of communication between the non western culture and the western culture explicitly or implici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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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철학자인 두셀(E. Dussel)과 북미의 철학자인 테일러(C. Taylor)의 근대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들의 윤리적 기획의 비교를 통해 비서구와 서구의 문화적 소통의 가능성, 혹은 조건에 대해 살펴본다. 근대 이후 문화 간 소통은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과제가 되었다. 근대 서구는 비서구를 향해 식민주의의 폭력을 행사했고, 그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인식론적, 존재론적 평면에서 식민성의 형태로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비서구와 서구 사이에는 (일시적인) 군사적, 경제적 비대칭성 뿐 아니라, 인식론적, 존재론적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비서구에서 시작된 해방철학은 문화 간 수평적 소통을 방해하는 장애들을 해체하고, 진정한 대화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지향성을 지닌 해방철학의 견지에서 우선적으로 해체되어야 하는 것은 근대성에 대한 기존의 일면적 이해이다. 근대성은 해방의 신화 뿐 아니라 그 이면으로서 폭력의 신화 역시 내포하고 있으며, 근대성이 서구 내부에서 배타적으로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 인식되어야 한다. 근대성을 서구 고유의 것으로 생각함으로써, 서구는 자신의 진행 경로를 비서구가 따라야 할 단일한 길로 상정하고 강요했다. 여기에는 ‘유럽중심주의’(혹은 ‘서구중심주의’)와 ‘발전주의의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 두셀에 따르면, 근대성을 서구의 고유한 현상이라고 여길 경우, 근대성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근대성의 조건과 성과, 혹은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이해에서 전도(顚倒)가 발생한다. 근대성의 성과들이 서구의 내적 조건들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근대성의 이면인 비서구에 대한 폭력과 정복의 결과로 확보된 우위에 기초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근대성에 대한 서구중심적 이해는 서구의 자기 성찰에 한계를 가져오며, 비서구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갖게 함으로써 비서구와 서구의 진정한 대화를 가로막는다. 윤리적 기획에서 두셀과 테일러는 공통점과 차이를 동시에 지닌다. 형식주의 윤리학에 대한 비판에서 두 사람은 일치하지만, 두셀은 테일러의 윤리학에서 억압의 원리를 본다. 하나의 총체성으로서 주어진 에토스의 긍정 위에 서 있는 윤리학은 그 에토스 내에서 발견되는 비가시적 타자를 양심의 가책 없이 부정한다. 따라서 한 문화의, 한 총체성의 텔로스와 선은 도덕성의 최종 근거가 될 수 없다. 억압받는 모든 이들의 해방과, 억압적 상황의 근본적이고 전면적 해체를 목표하는 해방철학은 해방 윤리학으로서 다음의 정언명법을 제출한다. ‘억압받는 타자 속에서 무가치하게 취급되는 인격을 해방하라.’ 두셀과 테일러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 충실하게 근대성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중심부의 사상가들이 근대성의 해방적 측면만을 말할 때, 두셀은 주변부의 철학자로서 근대성의 폭력적, 희생적 측면을 동시에 말한다. 테일러 역시 ‘다원적 근대성’을 주장하고, 서구의 지방화를 바람직한 미래로 상정하는 등, 기존의 근대성 이해와 다른 이해를 추구한다. 이러한 그의 노력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평가하여, 비서구와 서구의 대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이 글의 의도이다.
목차
요약문 1. 서론 2. 본론 가. 근대적 자아의 기원에 대한 테일러의 분석과 서구중심주의 나. 서구 사상가들의 근대성 이해와 서구중심주의 다. 테일러의 윤리학에 대한 두셀의 비판 라. 근대의 사회적 상상을 통한 테일러의 근대성 성찰, 그 성과와 한계 3. 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 Abstract
키워드
엔리케 두셀찰스 테일러해방철학근대성문화 간 소통윤리적 기획Enrique DusselCharles TaylorPhilosophy of LiberationModernityCommunica- tion between CulturesEthical Project.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국내외적인 많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의 철학계가 이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방향을 추구해 나아가야만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더욱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되돌아 보건대 지난 수십년간 우리 철학인들의 노력으로 많은 발전이 이어져 오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한국의 철학계는 일제가 남기고 간 뿌리 깊은 구조적 왜곡의 도식적 틀로 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근래에 진행되고 있는 철학 활동들의 상당한 부분이 외국 철학계의 축소판적 모방 내지는 반복에 그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현실성에 대하여 역행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철학은 분명 시대와 사회의 현실적 토양에 뿌리를 둔 자생적이고 종합적인 지적 노력들의 결집장인 것입니다. 이제 한국의 철학계는 지난 날의 왜곡된 도식적 틀과, 주체성을 상실한 타성적 모방을 면밀한 비판적 반성과 함께 철저히 극복하여야 하며 새로운 시야와 태도를 가지고 우리들 현실의 심층부에 놓여 있는 문제들에 가까이 다가가야만 합니다. 진정 우리의 철학계는 근본적인 질적 전환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철학사를 되돌아볼 때, 철학은 어렵고 복잡한 시대적 전환기의 상황에 놓여질수록 더욱더 그 진가를 발휘하여 그 사회의 내면에 은폐되어 있는 총체적 구조 연관의 모습들을 드러내어 밝혀 주고 새로 운 이념과 비젼을 제시함으로써 더 진일보한 인간 실현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해 왔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의 현실 상황은 어려운 문제들이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해한 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철학의 탄생을 예고하는 풍부한 다양성의 토양인 것입니다.
이 새로운 철학적 종합은, 현재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성의 토양이 아직 성숙한 문화적 종합을 이루지 못한 채 그저 혼재된 상태에 놓여져 있음으로 인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대학과 사회는 외양상으로는 풍부함에 넘치고 있고, 또 전반적인 사회 발전의 수준이 이미 산업사회의 단계를 넘어 첨단 과학 기술 정보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해지고 있지만, 그 내면의 문화 적이고 사회적인 과정들은 어느 틈엔가 자각하기 힘들 정도로 기술적 효율성과 자본의 논리라는 획일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배당하는 일차원적인 단순성의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과 문화는 이러한 일차원적인 경향에 밀려 비인간화의 황폐한 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 다. 대학에서조차 철학은 잊혀져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심각한 상황 때문에 철학은 자기 인식의 눈을 다시 떠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이 사회에서 어떠한 획일적 논리가 막후에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가, 그 논리는 각 분야에서 어떠한 지식의 형태로 또 어떠한 문화의 방식으로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공개된 담론의 무대에 올려 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망각되고 왜곡된 우리들 존재의 본질을 다시 일깨우는 일이며, 또한 진정한 자유로운 인간 공동체의 문 화 형성에로 나아가는 길의 시작일 것입니다.
미래의 우리의 철학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실 상황의 내면적 구조 연관의 변화하는 역동적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어 밝혀 주고 우리들 삶의 본질을 지켜 줌으로써 인간 공동체의 실현을 위한 교육적 문화 적 터전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철학의 과정은 우리의 철학인들 모두가 현실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 고 서로의 학식과 구상들을 대화하며 뜻을 함께 모으는 가운데 서서히 결실을 맺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대화와 논의의 과정이 본래부터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은 오늘날 모든 국가들의 사회 생활이 국제적인 상호 교류와 영향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한국 사회는 동서양의 문화적 교차 지점에서 매우 복잡한 다양성의 현실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위시한 세계 여러 나라의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철학은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 이론 들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하는 집단적인 노력을 통하여 탄생할 것이며, 본 大同哲學會는 그것을 위한 대화의 중심 무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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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명
대동철학 [Journal of the Daedong(Graet Unity) Philosophical Assoc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