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이 태어나 성장하였던 중국 안휘성(安徽省) 남부의 휘주지역은 명대 중기 이후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상방(商幇)을 지닐 정도로 소상품경제가 활성화되었던 곳이다. 이 지역에서의 소송의 급속한 증가와 그 가운데 절대다수를 경제관련 소송이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고이호유(賈而好儒)’의 풍조로 관·상 유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 등은 기본적으로 사적 소유에 대한 사회적 의식의 고조를 반영하며, 사적 소유의 정당화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인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될 수밖에 없었다. 대진 사상에 내포된 사상사적 의의는 크게 두 가지 방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이학(理學)’에 대한 ‘반이학(反理學)’으로서의 의의. 둘째, ‘거인욕(去人欲)’에 대한 ‘인욕긍정’ 으로서의 의의이다. ‘이학(理學)’에 대한 ‘반이학(反理學)’으로서의 대진 사상의 의의는 이론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기 위한 존재론적 근거로서, 그리고 사회적 실천의 측면에서는 상하차별적 신분질서에 바탕한 당시 사회의 모순에 대한 비판과 극복 노력이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그의 고향인 휘주를 비롯하여 강남 일대에 광범위하게 발달하기 시작한 소상품경제의 영향으로 인하여 지주(地主)·전호(佃戶)를 근간으로 하였던 사회적 신분관계가 상업자본의 고용주·고용인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고, 그에 따른 신분적 모순이 점차 첨예화 되고 있었던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거인욕(去人欲)’에 대한 ‘인욕긍정’으로서의 의의와 관련하여서는 대진은 기본적으로 생존욕 뿐만 아니라 남녀간의 인간적인 감정까지도 포괄하여 긍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사상가와는 구분되는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휘주지역에서의 ‘고이호유’의 풍조가 신유학적 금욕주의의 초점을 ‘소유욕’의 문제가 아닌 ‘정욕’의 문제로 몰아감으로써 탈출구를 찾아가고자 했던 데에서 비롯된 여성에 대한 정절 숭배의 강요와 그 결과 나타난 여성 자살자 수의 현저한 증가라고 하는 현실이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진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물질적 소유욕을 긍정했다는 점에서 신유가들과 차이를 보이지만, 욕망의 충돌과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황종희와도 구분된다. 대진이 주목했던 것은 사회적·경제적 강자에 의해 ‘법’이 아닌 ‘도덕’의 명분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던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이었으며, 바로 이 점에서 대진의 인욕긍정론은 그것이 낙관적 성선론에 기초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받고 있음에도 사상사적인 측면에서는 탈중세적인 계몽사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국내외적인 많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의 철학계가 이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방향을 추구해 나아가야만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더욱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되돌아 보건대 지난 수십년간 우리 철학인들의 노력으로 많은 발전이 이어져 오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한국의 철학계는 일제가 남기고 간 뿌리 깊은 구조적 왜곡의 도식적 틀로 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근래에 진행되고 있는 철학 활동들의 상당한 부분이 외국 철학계의 축소판적 모방 내지는 반복에 그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현실성에 대하여 역행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철학은 분명 시대와 사회의 현실적 토양에 뿌리를 둔 자생적이고 종합적인 지적 노력들의 결집장인 것입니다. 이제 한국의 철학계는 지난 날의 왜곡된 도식적 틀과, 주체성을 상실한 타성적 모방을 면밀한 비판적 반성과 함께 철저히 극복하여야 하며 새로운 시야와 태도를 가지고 우리들 현실의 심층부에 놓여 있는 문제들에 가까이 다가가야만 합니다. 진정 우리의 철학계는 근본적인 질적 전환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철학사를 되돌아볼 때, 철학은 어렵고 복잡한 시대적 전환기의 상황에 놓여질수록 더욱더 그 진가를 발휘하여 그 사회의 내면에 은폐되어 있는 총체적 구조 연관의 모습들을 드러내어 밝혀 주고 새로 운 이념과 비젼을 제시함으로써 더 진일보한 인간 실현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해 왔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의 현실 상황은 어려운 문제들이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해한 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철학의 탄생을 예고하는 풍부한 다양성의 토양인 것입니다.
이 새로운 철학적 종합은, 현재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성의 토양이 아직 성숙한 문화적 종합을 이루지 못한 채 그저 혼재된 상태에 놓여져 있음으로 인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대학과 사회는 외양상으로는 풍부함에 넘치고 있고, 또 전반적인 사회 발전의 수준이 이미 산업사회의 단계를 넘어 첨단 과학 기술 정보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해지고 있지만, 그 내면의 문화 적이고 사회적인 과정들은 어느 틈엔가 자각하기 힘들 정도로 기술적 효율성과 자본의 논리라는 획일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배당하는 일차원적인 단순성의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과 문화는 이러한 일차원적인 경향에 밀려 비인간화의 황폐한 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 다. 대학에서조차 철학은 잊혀져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심각한 상황 때문에 철학은 자기 인식의 눈을 다시 떠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이 사회에서 어떠한 획일적 논리가 막후에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가, 그 논리는 각 분야에서 어떠한 지식의 형태로 또 어떠한 문화의 방식으로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공개된 담론의 무대에 올려 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망각되고 왜곡된 우리들 존재의 본질을 다시 일깨우는 일이며, 또한 진정한 자유로운 인간 공동체의 문 화 형성에로 나아가는 길의 시작일 것입니다.
미래의 우리의 철학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실 상황의 내면적 구조 연관의 변화하는 역동적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어 밝혀 주고 우리들 삶의 본질을 지켜 줌으로써 인간 공동체의 실현을 위한 교육적 문화 적 터전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철학의 과정은 우리의 철학인들 모두가 현실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 고 서로의 학식과 구상들을 대화하며 뜻을 함께 모으는 가운데 서서히 결실을 맺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대화와 논의의 과정이 본래부터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은 오늘날 모든 국가들의 사회 생활이 국제적인 상호 교류와 영향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한국 사회는 동서양의 문화적 교차 지점에서 매우 복잡한 다양성의 현실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위시한 세계 여러 나라의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철학은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 이론 들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하는 집단적인 노력을 통하여 탄생할 것이며, 본 大同哲學會는 그것을 위한 대화의 중심 무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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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철학 [Journal of the Daedong(Graet Unity) Philosophical Assoc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