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에서는 종종 온 힘을 다하는 어떠한 노력도 무의미할 때가 있다.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힘은 자연의 운명을 이길 수 없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공자의 덕은 제후보다도 앞서있었지만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괴로움을 당했고, 걸주의 행실은 그들 신하보다 못했지만 천자의 지위를 누렸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태도는 무심하게 운명에 따르는 것으로, 모든 것을 저절로 그러함에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무수한 자아의 욕망은 넘쳐나는 욕망의 바다에서 욕망을 채우느라 분주히 표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인간의 욕망이 근본적으로 악하기 때문일까? 장잠은 언제나 편안하고 담백하게 자연에 맡기는 생활 태도를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인간의 몸은 천지와 동등한 형상이고, 또한 모든 자연계와 혼연히 하나가 된 것이다. 자연계의 본질은 일종의 조화로운 존재로, 스스로 운행되고 변화하는 규율을 지니고 있다. 반면에 인간의 급속한 과학적 발전에 의지하여 조화로운 본래의 질서를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아래 오히려 혼란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대가는 언제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인간이 어떤 각고의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 놓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또한 쉽게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 오히려 인류에게 손해와 폐단이 되곤 하였기 때문이다. 도가에서는 인간의 본래적인 욕망은 선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인간 개체는 도라는 우주근원의 절대적 선을 그대로 반영하며 그것을 자신 속에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본래적인 욕망은 인간이 현실 생활 가운데 놓임으로써 외부적 조건에 의해 후천적으로 타락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 본성이 타락하게 되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욕망임을 지적한다. 다시 말해 욕망은 인간의 본성 속에 깃들어 있는 선천적 지향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자신의 진실한 본연의 자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선천적 지향을 절제하거나 거부해야 하는 것인가? 이것은 초세속적인 시각으로 보면 인간의 진실한 자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인간적 현실에 의해 변형되고 일탈한 자아의 모습 속에서 인간적 가치를 찾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현실을 초월함으로써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한 것이 현-존재의 역정이다. 이러한 자아의 욕망문제를 위진현학 사상가의 욕망관을 통하여 그 해석을 시도한다.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국내외적인 많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의 철학계가 이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방향을 추구해 나아가야만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더욱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되돌아 보건대 지난 수십년간 우리 철학인들의 노력으로 많은 발전이 이어져 오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한국의 철학계는 일제가 남기고 간 뿌리 깊은 구조적 왜곡의 도식적 틀로 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근래에 진행되고 있는 철학 활동들의 상당한 부분이 외국 철학계의 축소판적 모방 내지는 반복에 그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현실성에 대하여 역행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철학은 분명 시대와 사회의 현실적 토양에 뿌리를 둔 자생적이고 종합적인 지적 노력들의 결집장인 것입니다. 이제 한국의 철학계는 지난 날의 왜곡된 도식적 틀과, 주체성을 상실한 타성적 모방을 면밀한 비판적 반성과 함께 철저히 극복하여야 하며 새로운 시야와 태도를 가지고 우리들 현실의 심층부에 놓여 있는 문제들에 가까이 다가가야만 합니다. 진정 우리의 철학계는 근본적인 질적 전환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철학사를 되돌아볼 때, 철학은 어렵고 복잡한 시대적 전환기의 상황에 놓여질수록 더욱더 그 진가를 발휘하여 그 사회의 내면에 은폐되어 있는 총체적 구조 연관의 모습들을 드러내어 밝혀 주고 새로 운 이념과 비젼을 제시함으로써 더 진일보한 인간 실현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해 왔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의 현실 상황은 어려운 문제들이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해한 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철학의 탄생을 예고하는 풍부한 다양성의 토양인 것입니다.
이 새로운 철학적 종합은, 현재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성의 토양이 아직 성숙한 문화적 종합을 이루지 못한 채 그저 혼재된 상태에 놓여져 있음으로 인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대학과 사회는 외양상으로는 풍부함에 넘치고 있고, 또 전반적인 사회 발전의 수준이 이미 산업사회의 단계를 넘어 첨단 과학 기술 정보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해지고 있지만, 그 내면의 문화 적이고 사회적인 과정들은 어느 틈엔가 자각하기 힘들 정도로 기술적 효율성과 자본의 논리라는 획일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배당하는 일차원적인 단순성의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과 문화는 이러한 일차원적인 경향에 밀려 비인간화의 황폐한 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 다. 대학에서조차 철학은 잊혀져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심각한 상황 때문에 철학은 자기 인식의 눈을 다시 떠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이 사회에서 어떠한 획일적 논리가 막후에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가, 그 논리는 각 분야에서 어떠한 지식의 형태로 또 어떠한 문화의 방식으로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공개된 담론의 무대에 올려 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망각되고 왜곡된 우리들 존재의 본질을 다시 일깨우는 일이며, 또한 진정한 자유로운 인간 공동체의 문 화 형성에로 나아가는 길의 시작일 것입니다.
미래의 우리의 철학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실 상황의 내면적 구조 연관의 변화하는 역동적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어 밝혀 주고 우리들 삶의 본질을 지켜 줌으로써 인간 공동체의 실현을 위한 교육적 문화 적 터전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철학의 과정은 우리의 철학인들 모두가 현실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 고 서로의 학식과 구상들을 대화하며 뜻을 함께 모으는 가운데 서서히 결실을 맺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대화와 논의의 과정이 본래부터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은 오늘날 모든 국가들의 사회 생활이 국제적인 상호 교류와 영향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한국 사회는 동서양의 문화적 교차 지점에서 매우 복잡한 다양성의 현실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위시한 세계 여러 나라의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철학은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 이론 들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하는 집단적인 노력을 통하여 탄생할 것이며, 본 大同哲學會는 그것을 위한 대화의 중심 무대가 될 것입니다.
간행물
간행물명
대동철학 [Journal of the Daedong(Graet Unity) Philosophical Assoc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