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율곡의 순언에서 핵심 개념인 ‘嗇’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율곡은 순언을 저술할 때 노자를 해체한 뒤 재구성한다. 재결합․재배치의 원칙은 철저하게 유가의 ‘수기’와 ‘치인’이다. 율곡은 순언 가운데 ‘수기’와 ‘치인’의 핵심으로서 ‘嗇’을 꼽는다. ‘색’은 ‘수기’적인 측면에서는 ‘거경’으로써의 수렴의 의미가 있으며, ‘치인’적인 측면에서는 ‘절용’의 뜻을 지닌다. 율곡은 ‘수기’적 측면의 ‘색’의 방법과 ‘치인’적 측면의 ‘색’의 방법을 나누어 설명한다. 개인수양적인 측면에서의 ‘嗇’의 구체적인 방법은 순언의 편차 순서에 따라 ‘극기복례’와 ‘자애’, ‘검약’, ‘겸허’의 ‘삼보’와 ‘重靜’이다. 인간의 본성이 善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본성을 가리고 구속하는 사욕을 제거하는 것이 ‘극기복례’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삼보’는 만물을 포용할 수 있는 ‘자애’를 바탕에 두고 ‘검약’으로써 자신을 절제하며, ‘겸허’를 통해 자신을 비움으로써 ‘道體의 本然’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하였다. ‘重靜’은 마음이 외부의 사물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굳게 지키는 방법으로 설명했다. 치인측면에서의 ‘색’은 사사로운 자기가 없는 ‘無我’, ‘無私’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법을 삼았다. ‘수기’와 ‘치인’이 분리되어 따로 존재하는 영역이 아닌 것처럼 ‘수기’로서의 ‘嗇’의 방법과 ‘치인’으로써의 ‘색’의 방법 또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색’의 방법을 통해 얻게 되는 공효 또한 수기와 치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기’적 측면에서의 공효는 자신의 命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다는 正命의 차원에서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천지의 道와 더불어 짝하게 되는 天人合一의 경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치인’적 측면에서의 공효는 인간사회의 개개인이 각자의 본성을 밝히게 되는 ‘敎化’의 단계로부터 만물 각자가 자리를 잡게 되는 ‘天地位萬物育’에까지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