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조선후기의 대표적 기녀시인 김운초의 작품에 대해 고찰하였다. 주로 시형이 일정하지 않아 기존연구에서 ‘잡시’로 분류된 <억진아(憶秦娥)>, <임강선(臨江仙)>과 <기도화(寄桃花)> 세 편의 작품을 고찰하였다. 그 결과 <억진아>는 제목이 사패(詞牌)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형식에 있어서도 중국의 사(詞)의 율격과 같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임강선> 역시 제목은 사패로 되어 있지만, 내용이 자유로운 장단구(長短句)이고, <기도화>는 더욱 자유로운 형식을 취한 장단구로 판명되었다. 또한 운초 자신의 경우와 처지를 결합시켜 표현수법과 창작 특색을 분석했다. 특히 <기도화>라는 작품을 통해 운초의 작품집에 나타난 작품 순서의 혼선 문제를 파헤쳐 분석했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운초의 장단구 작품의 문학사적 의의를 규명하였다. 일단 조선시대 문학에 대한 중국문학의 영향이 사대부에 그치지 않고 운초와 같은 여성시인에게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고유의 지명을 작품에 등장시켜 조선시대 문학창작의 특색을 반영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운초의 기녀 신분과 결부시켜 기녀가 당악을 배웠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조선시대의 기녀들이 음악을 통해서 사문학을 접했던 것으로 추측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와 장단구 작품의 판명으로 인해 시, 사(詞), 부(賦), 층시(層詩), 산문 등 매우 다양한 작품을 남긴 운초의 문학이 조선시대의 여성문학을 풍부하게 만들었다는 데 그 문학사적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