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이전에 상업출판물로 나온 <춘향전>은, 서울의 세책과 서울, 전주, 안성 등지에서 간행된 방각본이 전부인데, 이들 방각본이나 세책은 그 지역 밖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유통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1910년대 활판본 고소설이 간행되면서 <춘향전>은 여러 출판사에서 수십 종이 나왔고,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춘 이들 출판사에 의해 <춘향전>은 전국적으로 보급되었다. 이 가운데 몇몇은 1950년대에도 계속 간행되어 읽히지만, 1960년대가 되면 고소설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밀려 그 오락적 기능을 잃게 되므로, <춘향전>도 오락적 독서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된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많은 대학이 생겨나면서 <춘향전>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고전문학 작품이 되는데, 이때 대학에서 강독의 교재로 선택하는 이본이 완판 84장본이다. 이 논문은 이 과정을 추적해보는 작업의 하나로, 1950년대까지 고전문학 연구자들이 간행한(또는 간행에 간여한) <춘향전>에 어떤 것이 있는가를 검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