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야 단편 소설의 개작은 미학적 완결성의 추구라는 일반적인 목적 위에 크게 두 가지 의도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일제 시기 엄혹한 시대 상황으로 인해 표현할 수 없었던 작가의 사상을 해방 이후에 비로소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1950년대 북한이라는 시공 속에서 강화된 정치적 의식을 반영하기 위해 개작이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과도기>와 <씨름> 두 편을 제외하고는, 북한에서 출판된 소설집 『귀향』에 실린 소설들이 모두 카프 해산 이후 쓰여진 작품이라는 것에서 방증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인 형상의 변화를 통해 볼 때, 특히 한설야의 내셔널리즘이 강력하게 개입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개작된 여러 작품들에서 강렬한 반일의식이 전면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것 은 <과도기>와 ‘탁류3부작’과 같은 작품에서 식민지적 생산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한다. 원작에서 보이던 생산력의 발달이 가져온 성과에 대한 중립적인 시각은 지워져 있다. 또한 중국인의 형상화에 있어서도 일제 말기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일제 말기 중국인에 대한 한설야의 의식이 식민주의적 (무)의식과 반식민주의적 의식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중층적인 모습이었다면, <보복>의 개작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해방 이후 소설에는 반식민주의적 의식만이 선명하게 드러날 뿐이다. 일본인과 중국인의 표상에 있어, 이처럼 달라진 양상은 1950년대 한설야가 지닌 내셔널리즘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해방 이후부터 북한은 실제적인 이유에서건 국가 재건을 위한 이유에서건 외부의 적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 때 외부의 적으로 등장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였다. 반대로 중국과는 6.25 의 대규모 파병이 증거하듯이 혈맹의 관계를 맺어왔다. 이러한 당대의 정치적 담론이 『귀향』의 개작본에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과 중국인을 포함한 작중인물 형상화에 있어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은 이데올로기적 구분에 따른 선악의 이분법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이것은 주제소설로서의 성격을 지니는 해방 이후 한설야 소설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인물 형상화에 있어 선명해진 선악의 이분법은 작가의 현실 극복 의지가 강화된 것과 맞물려 있다. 현실 극복 의지의 강화는 작품 결말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일제 말기 한설야 소설이 확보했던 복합적이며 성찰적이었던 생활의 공간과 예술성을 담지한 사상의 공간은 사라지게 된다. 소설집 귀향에 실린 개작 단편들은, 1950년대 북한문학의 이데올로기적 담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던 한설야 문학의 특징을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이다.
목차
국문요약 1. 서론 2. 일본인 형상의 변화를 통한 식민지적 생산관계의 모순에 대한 강조 3. 중국인 형상의 변화에 나타난 반식민주의적 의식의 강화 4. 인물 형상화의 이분법과 현실 극복 의지의 강조 5. 결론 참고문헌 Abstract
한중인문학회 [The Society of Korean & Chinese Humanities]
설립연도
1996
분야
인문학>중국어와문학
소개
한중인문학회는 대우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중국 대학의 한국연구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학 연구를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한국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아주대, 성균관대, 동국대, 연세대, 방송대, 과기대, 정문연, 순천향대, 남서울대, 울산대, 전남대, 충남대, 숭실대, 한남대, 경북대, 부산대, 영남대 등을 중심으로 전국의 각 대학의 인문학 전공 교수들이, 중국에서는 북경대, 남경대, 복단대, 절강대, 산동대, 요녕대, 화동사대, 중앙민족대, 북경어언문화대, 중국사회과학원, 남개대, 중앙민족대, 낙양외국어대, 서북대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각 대학의 인문학 전공 교수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여기에 중국과 한국의 언어문화 및 관계사에 관심이 많은 일본, 대만, 미국, 러시아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동아시아의 정체성을 밝히는 작업에도 전념하고 있다.
1) 한국, 중국에서 매년 한 차례씩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미국, 러시아의 학자들이 학술 세미나를 열어서 양국의 인문과학에 편재되어 있는 보편성을 탐색한다.
2) 학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논문집을 발간하여 양국 학자들의 관심 사항을 널리 알리고, 그러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한다.
3) 양국의 문화 유산을 답사하는 작업이다. 중국의 항주 일대와 고려 시대의 유적과 유물, 중국의 동북 지방과 고구려의 유적과 유물, 상해와 독립 운동 등에 대한 답사를 통하여 중국과 한국의 문화의 뿌리를 직접 확인한다.
4) 양국 문화에 뿌리 내리고 있는 보편성을 추출하여 세계 문화의 한 축인 동아시아 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