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방각본(坊刻本)은 고소설 연구자들만이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방각본은 한글 소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의 한문 방각본이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확한 목록조차 나온 것이 없다. 본고에서 다룬 문자류집(文字類輯)은 한문 방각본의 하나이다. 문자류집은 한문으로 글을 지을 때 필요한 자구(字句)를 찾아보기 쉽도록 편찬한 유서(類書)이다. 작자와 정확한 간행시기를 알 수 없지만, 19세기 말부터 방각본(坊刻本)으로 여러 군데서 나왔고, 이를 증보하고 교정한 증정문자류집(增訂文字類輯)도 목판본과 함께 활판본으로도 간행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문자류집의 이본, 내용, 그리고 원천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 등을 살펴보았다. 필자는 문자류집의 원천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문자류집의 간행이 새로운 독자층의 대두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문 방각본의 독자와 한글 방각본의 독자는 그 성격이 다르겠지만, 이들 모두는 방각본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독자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에 관한 문제는, 앞으로의 방각본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며, 특히 지식의 대중화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