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 이병은은 간재의 문하로서 스승의 학설을 받아들여 자신의 생각을 더하여 정리하기도 하고[일함만수론], 스승의 설을 비판하는 학자들에 대한 재비판을 하기도 하였다[조긍섭에 대한 비판].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재가 중시했던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학문적으로 배운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대표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 독서와 농사를 겸하는 耕讀兼行의 실천이었다. 고재는 일반 농부들과 똑같이 스스로 농사를 지어 농사의 어려움을 잘 알았으며, 농작물을 기르는 과정에서 책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을 체득해 나갈 수 있었다. 이러한 고재였으므로 리기론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일상생활과 관련을 맺지 못하면 무의미한 것이라고 보았다. 심성론의 측면에서는 스승 간재의 성사심제, 성존심비를 확고한 진리라고 믿고 따랐으며, 그것을 비판한 영남의 조긍섭의 비판에 대해서는 재비판을 하였다. 학문론에서는 우선 독서하여 진리를 파악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학문의 가장 큰 목적으로 삼았다. 그를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삶의 지침을 제시해주는 소학을 가장 중시하고,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읽을 것을 권하였다. 실제의 삶 속에서 경독겸행을 평생 실천하였으며, 이것이 선비로서 세상에 처하는 가장 큰 의리라고 생각하였다. 성균관의 매안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취했는데, 이는 고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관철했던 그의 실천정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