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민족의 문명 수준과 사회 공중 도덕 의식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의 하나는 그들의 목욕에 대한 관념이 어떠했는지를 통해서이다. 사회적인 단면을 통해 당시 사회의 일면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결한 신체, 깨끗한 의복, 왕성한 활력 등은 그 민족의 활력을 상징하고, 그 반면 더러운 신체, 남루한 의복, 위축된 자세는 그 민족이 쇠퇴했음을 반증한다. 자각적으로 신체를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는 것은 개인의 생활 습관에 머물지 않고 사회 문명과 미덕을 체현한 것이다.고대의 목욕은 개인 행위이면서 또한 사회활동이었고, 거기서 생긴 건강과 활력은 민족의 건강과 활력이었다. 황정견은 송대 사대부의 전형적인 인물이었고, 그가 자각적으로 목욕을 즐긴 정황은 송대 상류 사회의 생활 습관이 응축된 것임을 의심할 수 없다. 목욕은 일종의 규율적인 신체 세척 행위로 사회 공중 도덕에서 볼 때 냄새를 없애는 일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고 공적인 사람일수록 이 같은 목욕의 필요는 더 많아진다.황정견이 의주에 있는 동안 기록한 일기인 의주을유가승은 본인이 일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실생활을 적은 것이다. 황정견은 여기서 송대 사대부들이 약정한 빈도에 따라 목욕을 하는 규율성 있는 생활을 보냈다. 여기서는 그의 사회 의식을 자각한 일면도 볼 수 있다.